심청전에서 배우는 현재의 행복

2010. 7. 23. 12:43좋은글,건강,기타(공)

심청전에서 배우는 현재의 행복
박필규

현재의 행복 담론.
방송국에서 드라마 작가를 뽑는 공채 시험이 있었다. 300여 명이 응시했고, 지문이 주어졌다.

문제1. 고대 소설 <심청전>은 지극한 효심이 용왕을 감동시켜 꿈을 이룬다는 대표적인 권선징악 이야기다. <심청전>은 심 봉사가 온갖 고생을 다한 뒤에 궁궐에서 심청을 극적으로 만나면서 눈을 찾는 장편소설이다. 예산 절감 차원에서 <심청전>을 30분짜리 단편 드라마로 각색하려고 한다.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반전을 시켜야할까? 각자, 재구성 컨셉을 잡고 반전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세요.

공채 시험이 끝났고, 1등으로 뽑힌 응시자의 답지가 공개 되었다.

<심청전> 재구성.

1. 재구성 컨셉

심청이가 공양미 300석에 팔려가겠다고 말할 때, 심 봉사가 큰 충격을 받고 눈을 뜬다. 눈을 뜬 심 학규가 과거에 급제하고 활동하는 이야기로 압축 전개를 하면 심청전은 단편 소설이 된다.

2. 재구성 <심청전>의 반전 시나리오.

‘공양미 300석을 시주하면 아버님께서 밝은 세상을 보실 수 있다기에, 제가 인당수에 빠지고자 합니다.’라고 심청이가 아버지에게 고(告)하자, 심 봉사는 ‘아니다. 아니다. 그러면 안 된다. 딸을 죽여 눈을 찾는 비정한 아비가 될 수 없다.’라고 절규하다가 번쩍 눈을 떴다. 자식이 아버지를 위해 죽겠다고 하는데 충격을 받는 것이 정상이 아니겠는가? 눈을 뜬 심 학규는 그 때부터 공부하여 과거시험에 급제하고, 심 학규는 실학에 능통하여 왕의 신임을 받게 되고, 효심 깊은 심청은 왕세자의 세자비가 된다.

재구성 심청전의 주제는 현재의 행복이다.

바쁜 현대인은 심 봉사처럼 고생 끝에 눈을 찾을 여유가 없다. 지금 바로, 내가 하는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행복의 에너지는 수증기처럼 증발한다. ‘시궁창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고 한다. 지금 갖고 있는 에너지를 지금의 기쁨으로 바꿀 때 비로소 행복하다. 한꺼번에 몰아서 오는 행복도 있지만, 행복은 젖소의 유유처럼 그날그날 결산해야 한다. 시간은 현재의 연속이며, 시간은 저축도 남에게 양도할 수 없는 개별적 자산이다. 지금, 당장, 생활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방법을 찾아보자.

1) 지금 바로, 억지로라도 행복해야 한다.

행복이 무르익어 나에게 한꺼번에 오는 일은 흔치 않다. 행복은 현재라는 기반위에 긍정과 열정이라는 자재로 만족이라는 집을 짓는 공법이다. 모든 것이 현재를 중심으로 돌아가듯, 행복도 현재에 비밀이 있다. 인간은 현재에 살고, 현재에 애착하며, 현재의 삶에 행복이 있다. 그러나 생각하는 동물인 인간은 욕심으로 선택을 갈등하면서 수시로 흔들리고, 인간과 부딪히면서 현재의 마음은 스트레스로 흥분하고, 일이 꼬이면 우울해 하고, 불쾌한 과거 일로 에너지를 뺏기고,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한다. 몸은 현재를 살면서도 마음은 불쾌한 과거와 미래 근심으로 시달린다. 행복하려면 억지라도 현재가 행복하다고 자기 마술을 걸어야 한다. 뜨거운 난로 위에 뿌려진 물방울은 붙지 않고 튕겨나가듯, 현재가 행복하면 슬며시 다가오는 불안과 불만은 마음에 붙지 못한다.

2) 현재 만족의 용광로를 가동시켜라.

행복은 현재 이 순간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이는데 있다. 현재에 되는 일이 없고, 기분 우중충하고, 지옥이라 할지라도 기분을 살리면 행복할 수 있지만, 여건이 좋아도 만족의식이 없으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듯이 행복도 현재의 만족에 있다. ‘아, 그래, 이것은 이래서 감사하고, 저 것은 저래서 고맙고, 모든 일이 행복하다.’라고 긍정적으로 만족할 때 행복이 생긴다. 그동안 인류는 물질의 만족을 통해 행복을 얻기 위해 물질 풍요의 공을 쏘아 올렸지만, 그 물질의 공이 내려준 것은 불안과 상대적 박탈감이었다. 이제 물질 의존적인 행복감을 줄이고 현재 여건에 맞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 내가 불만과 좌절을 느껴도 시간은 흐르고, 지구는 돌고, 태양은 빛난다. 나 홀로 고민하고 심각할 필요가 없다. 현재를 만족해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

3) 우울하면 생각하지 말고, 행동하라.

고민은 앉아 있으면 초 단위 복리로 불어난다. 행동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긴장감을 주고 마음을 정비하기 때문이다. 현재를 밝게 읽고, 수용하고, 행복하다고 자기 마술을 아무리 걸어도 충격과 상처, 고통의 기억은 마음으로 세척되지 않는다. 마음으로 탕평을 시키지 못할 감정의 쓰레기는 행동으로 치워야 한다. 상처 입은 마음은 몸의 욕망을 받아주는 쪽으로 흐르기 쉬운데, 이는 화약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다. 일에 빠지거나 산책을 하여 마음의 길을 다듬고 정비시켜야 한다.

4)행복을 읽고 행복한 일을 찾아라.

인간의 육안(肉眼)은 보고 판단하는 3차원의 인지능력이지만, 때로는 유혹에 빠져 성급하고, 자기답지 않은 엉뚱한 짓을 하고, 필요 이상으로 주저한다. 영혼과 교감하지 못하는 작은 마음과 육안에 잡힌 비교와 비판의식은 스스로 고통에 빠지게 한다. 영혼의 눈을 떠야 한다.

모든 것을 밝고 애틋하게 해석하는 영혼의 눈, 행복을 직시하는 눈, 불행도 받아들이는 포용의 눈, 인간을 향한 고운 눈길,
미래를 내다보는 눈을 떠서, 나의 의지로 바꿀 수 없는 일이라면 수용하고, 불쾌함과 불확실을 밝게 해석해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 영혼의 눈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도 들을 수 있는 4차원의 공감능력으로, 직감적으로 초월한다. ‘아,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 살아 있는 자체가 행복하고, 할 일이 있고, 움직일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이다.’라고 다짐하면서 행복을 읽는다. 그리고 영혼의 눈은 지옥에서도 행복한 일을 찾는다. 지금 하는 일이 즐거워야 행복이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