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여름 지리산의 풍경

2011. 8. 5. 16:20좋은글,건강,기타(공)

               


여름 지리산의 풍경  / 비아 정영옥
참 좋다 
푸르른 나무가 좋고
콸콸콸 흘러 내리는 
계곡물이 좋다
지리산을 가운데 두고 
커다랗게 한 바퀴 돌아 보니
끝없이 이어지는 각기 다른 지방
각기 다른 사투리의 마을들
나도 지리산의 
한 자락에 머물고 싶었다
별안간 쏟아 붓는 장마비도 
머물고 싶은 내 마음을 
앗아 가지는 못했다
흙탕물이 넘실대는
섬진강 강변 따라 달려보는
비 내리는 날의 여정은
꿈인듯 달콤했다
산과 산 사이에
운무는 켜켜히 쌓이고
분홍빛 이름모를
가로수꽃은 빗물속에서도
이방인을  반기며 
해맑게 미소 짓고 있었다
저 거대한 산줄기아래
이 마을 저 마을 
누려온 혜택이 얼마 이던가
참으로 감사한 신의 선물이다
어찌 이 고을 저 고을 
우리 산이라 부르지 않을까
햇살이 따가운 한 낮
백무동 깊은 골짜기에 머물러
아슬 아슬 바위길을 건너서 
맞은 편 그늘 밑에 앉아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신선이 따로 없다
하루 이틀 여름이 다가도록
머물고 싶었다
묶어 둔 사슬이 없다면
영원히 머물러도 좋으리라
지리산 수박맛은 왜 그리도 달던지
지리산 옥수수는 왜 그리도 
길가는 나그네를 유혹하던지
여름의 지리산은 
두고 두고 그리울 것이다
그 시원한 물 소리는 
이 여름이 다 가도록 그리울 것이다

출처 : 그대가 머문자리
글쓴이 : 비아 정영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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