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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의 생명을 나타낸 어본존

혜광리 2021. 1. 23. 21:40

 

십계’의 생명을 나타낸 어본존

 

니치렌대성인이 도현하신 어본존에는 우주와 생명 궁극의 법인 남묘호렌게쿄를 중심으로 십계의 생명을 대표하는 것들이 씌어 있습니다. 이 절에서는 우리가 어본존을 향해 근행창제할 때 어본존에 나타나 있는 대로 자신에게 내재된 십계의 생명이 묘법을 근본으로 선의 방향, 행복의 방향, 성불의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힙니다.

 

[이케다 SGl 회장 지침]

미국 SGl 청년연수 스피치에서

(1990년 2월 20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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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존(本尊)’에는 ‘근본존경(根本尊敬)’의 의의가 있습니다. 본존은 인생과 생명의 근본으로 삼아 존경하고 귀의(歸依)하는 대상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을 본존으로 하는가로 인생이 근본적으로 결정됩니다.

지금까지 불교의 본존은 거의 불상입니다. 또는 불화(佛畵)인 경우도 있습니다. 불교 초창기에는 불상이 없었는데 후세 서방(西方)의 그리스 문화에서 영향을 받아 서북인도(간다라 지방)에서 불상이 탄생했습니다. 말하자면 불상은 실크로드의 교류를 통해 얻어진 하나의 산물입니다.

민중은 이러한 불상과 불화를 ‘부처’의 이미지로 받아들여 갈앙(渴仰)과 신앙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데 니치렌대성인불법의 ‘본존’은 문자로 된 어본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미지와 영상의 결정이라기보다는 영지(英智)의 세계와 어본불의 위대한 ‘지혜’를 최고로 존귀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감히 배견됩니다. 이 점만 보아도 대성인불법의 ‘본존’은 지금까지 불법의 본존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문자’는 불가사의합니다. 문자의 힘은 위대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적는다고 합시다. 그 문자에는 일단, 그 사람의 인격, 지위, , 심신(心身), 역사, 인과, 그런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묘호렌게쿄라는 제목에는 우주의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는 법성(法性)의 기요, ()은 법성의 멸”(천태대사 <마하지관>, 어서 1337)이라 하듯 일체의 현상은 묘법의 발로입니다.

어본존에는 변화하는 대우주(제법<諸法>)의 실상,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완벽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이 우주의 실상은 우리 소우주의 경우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이것은 어서에 씌어 있는 대로입니다. 또 어본존은 ‘인법일개(人法一箇)’이고, 말할 나위도 없이 어본불의 경애를 나타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성인의 어본존이 바로 문자 그대로 전 인류가 ‘존경’해야 할 우주의 ‘근본’이며, 진실한 ‘본존’입니다. 우주에는 선한 힘도 악한 작용도 있습니다.

어본존에는 불계의 대표인 석가여래(釋迦如來)와 다보여래(多寶如來)를 비롯해 지옥계의 대표인 제바달다(提婆達多)까지 십계의 대표가 모두 씌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주의 선한 힘과 작용의 대표도 악한 힘과 작용의 대표도 조금도 빠짐없이 남묘호렌게쿄의 광명(光明)에 비추어져 ‘본유(本有)의 존형(尊形)’ 즉 본디 있는 그대로의 존귀한 모습이 되어 작용한다고 설해져 있습니다. ‘본유의 존형’이 되기 때문에 ‘본존’이라고 합니다.(어서 1243)

즉 어본존에게 근행창제할 때 우리 생명에 있는 선악의 힘도 모두 ‘본유의 존형’으로서 작용을 시작합니다.

괴로운 ‘지옥계’의 생명도, 늘 굶주림으로 괴로워하는 ‘아귀계’의 생명도, 노여움으로 비뚤어진 ‘수라계’의 생명도 모두 자신의 ‘행복’을 만들고 ‘가치’를 창조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묘법을 근본으로 하면 ‘불행’으로 끌려가는 생명이 반대로 선의 방향으로 힘을 기울입니다.

그것은 괴로움이라는 장작을 연료로 환희와 지혜 그리고 자비의 불길이 타오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 불을 붙이는 것이 묘법이자 신심입니다.

더욱이 불계, 보살계, 범천(梵天), 제석(帝釋) 등과 같은 ‘선’의 생명은 창제를 통해 그 빛을 더하고 더욱더 위광세력(威光勢力)을 넓힙니다.

자신의 소우주 안에 있는 대일천(大日天)도 대월천(大月天)도 찬란한 빛을 발하며 생명의 어둠을 밝힙니다.

선도 악도 십계삼천(十界三千)의 모든 작용이 하나가 되어 회전하고 우리의 생명을 ‘행복’과 ‘상락아정(常樂我淨)’의 인생으로 이끕니다.

인생에는 당연히 병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병은 묘법의 법리에 따라 ‘본유의 병’이라고 응시할 수 있게 됩니다. 즉 병에 좌우되어 인생을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삼세영원(三世永遠)한 생명에서 본다면 근본적으로 절대적 행복이라는 ‘대아(大我)’가 엄연히 확립됩니다.

그리고 인생과 생활에서 막히는 일도 반드시 타개(打開)되고, 더 넓은 다음 경애로 가는 도약대가 됩니다. ‘생’도 즐겁고 ‘사()’도 편안하며 즐거운 다음 ‘생’을 향한 장엄한 여행길이 됩니다.

수목은 겨울이 되면 일단 꽃도 잎도 떨어진 앙상한 모습이 됩니다. 그러나 봄이 되면 어린잎을 싹 틔우고 자라게 하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과도 비슷하나 또 그 이상으로 고통도 없이 바로 다음 사명의 인생을 시작하는 ‘생명의 기세’가 있는 ‘죽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