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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머나먼 나라로 누구와 함께 갑니까

혜광리 2016. 7. 28. 15:25



 

      머나먼 나라로 누구와 함께 갑니까


      네명의 아내를 둔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첫째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나깨나

      늘 곁에 두고 살아갑니다.


      둘째는
       아주 힘겹게 얻은 아내입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쟁취한 아내이니 만큼
      사랑 또한 극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둘째는 든든하기 그지없는 성과도 같습니다.


      셋째는
      그와 특히 마음이 잘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며 즐거워합니다.

      그러나 넷째에게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녀는 늘 하녀 취급을 받았으며,
      온갖 굳은 일을 도맡아 했지만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의 뜻에 순종하기만 합니다.

      어느 날
      그가 머나먼 나라로 떠나게 되어


      첫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그러나 첫째는

      냉정히 거절합니다.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습니다.

       

      둘째에게 가자고 했지만

      둘째 역시 거절합니다.
      첫째도 안 따라가는데
      자기가 왜 가느냐는 것입니다.


      그는 셋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셋째는 말합니다.
      -성문 밖까지 배웅해 줄 수는 있지만
      같이 갈 수 없습니다.-  라고...


      그는 넷째에게 같이 가자고 합니다.
      넷째는 말합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가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그는 넷째 부인만을 데리고

      머나먼 나라로 떠나갑니다.


      <잡아함경>에 나오는 이 이야기의
      머나먼 나라는 저승길을 말합니다.

      아내들은 살면서 우리가 버릴 수 없는
      네 가지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첫째 아내는 우리의 육체를 말합니다.
      육체가 곧 나라고 생각하며 함께 살아가지만
      죽게 되면 우리는 이 육신을 데리고 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과 피투성이가 되어 싸우면서 얻은
      둘째 아내는 재물을 의미합니다.
      든든한 재물도 우리와 함께 가지 못합니다.


      셋째 아내는 일가 친척, 친구들입니다.
      마음이 맞아 늘 같이 어울려 다니던 이들도
      문 밖까지는 따라와 주지만
      끝까지 함께 가 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우리를 잊어버립니다


      넷째 아내는 바로 마음입니다.
      살아있는 동안은 별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궂은 일만 도맡아 하게 했지만 죽을 때 어디든
      따라가겠다고 나서는 것은 마음뿐입니다.


      어두운 땅속 밑이든 서방정토든 지옥의 끓는 불 속이든
       마음이 앞장서서 우리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살아 생전에 마음이 자주 다니던 길이
      음습하고 추잡한 악행의 자갈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자갈길로 우리를 데리고 갈 것이고


      선과 덕을 쌓으며 걸어가던 길이 밝고 환한 길이었으면
      늘 다니던 그 환한 길로 우리를 데리고 갈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짓느냐가
      죽고 난 뒤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출처 : 추억은 영원히
글쓴이 : jul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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