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강의- 간효팔번초(諫曉八幡抄)- -법련 2015년 7월호-
어서강의
세계를 비추는 태양의 불법
제1회 간효팔번초(諫曉八幡抄)
불법서원 -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해 불석신명의 서원을
[강의]
오늘도 동쪽 하늘에 태양이 떠오릅니다.
매일 아침, 새벽녘에 떠오르는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순식간에 대지를 밝게 비춥니다. 그 빛과 열은 만물의 생명을 잠에서 깨우고 풍요롭게 합니다.
태양은 위대한 희망입니다. 태양은 한없는 정열입니다. 태양은 정체하지 않는 활동체(活動體)입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따뜻하게 감싸는 자애(慈愛)의 일륜(日輪)입니다.
니치렌 불법(日蓮佛法)은 '태양의 불법'입니다.
법화경(法華經)의 지혜와 자비의 빛을 세계로 넓힙니다. 아직도 고뇌와 비참이라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는 지상(地上)에, 불법의 인간주의의 빛을 선사하고 민중승리라는 인간의 꽃을 화려하게 피웁니다.
'5 . 3'과 <간효팔번초>
5월 3일은 은사 도다조세이(戶田城聖) 선생님이 창가학회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하신 날입니다. 불이(不二)의 제자인 내가 제3대 회장으로 일어선 날이기도 합니다.
대난(大難)을 이겨내신 도다 선생님이 드디어 회장 취임을 결심하신 1951년 3월, 엄숙한 표정으로 내게 강의해 주신 어서 중 한편이 <간효팔번초>입니다.
당시 세계는 한반도를 분단하는 잔혹한 전쟁의 와중에 있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린당한 아시아의 민중이 또 다시 전쟁으로 괴로워했습니다. 은사(恩師)는 그 고뇌에 동고(同苦)하면서 '지금이 바로 광선유포의 때'라고 외치며 결연히 일어서셨습니다. 그때 <대백련화>에 발표한 '한국동란과 광선유포'라는 논문에 <간효팔번초>의 구절을 인용하신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닙니다.
전쟁의 세기에서 평화의 세기로! 그리고 민중이 안온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계를!
이 은사의 투쟁을 계승하여 사명의 법전(法戰)을 펼친 지 55년, 나는 언제 어떠한 때에도 이 서원(誓願)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세계를 비추는 '태양의 불법'>의 연재 제1회에서는 '불법서환(佛法西還)'의 미래기(未來記)를 밝힌 <간효팔번초>의 마지막 부분을 배독합니다.
나는 이 글월을 읽을 때마다 니치렌 대성인(日蓮大聖人) 불법(佛法)의 인간주의야말로 전 지구를 비추는 태양이고, 바야흐로 그 시대가 다가왔음을 깊이 실감하며 세계 광선유포를 새롭게 결의합니다. 싸우자는 용기가 솟아 오릅니다.
[본문]
천축국(天竺國)을 월지국(月氏國)이라고 함은 부처가 출현(出現)하시게 될 이름이니라. 부상국(扶桑國)을 일본국이라고 하니 어찌 성인(聖人)이 나오시지 않겠느뇨. 달은 서(西)에서 등(東)으로 향하니 월지의 불법이 동으로 흘러갈 서상(瑞相)이며, 해는 동에서 나오니 일본의 불법이 월지로 돌아갈 서상이니라.
(어서 588쪽 18행 - 589쪽 1행)
[현대어역]
천축국을 월지국이라고 하는 01유는 부처가 출현하실 나라 이름이기 때문이다. 부상국을 일본국이라고 한다. 어찌 성인이 출현하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달은 처음에 서쪽 하늘에 떠서 빛나고 그 뒤(밤마다 빛나기 시작하는 위치가) 동쪽으로 이동하는데 그것은 월지의 불법이 동쪽으로 유포되는 서상이다. 해는 동쪽에서 뜬다. 일본의 불법01 월지국으로 돌아갈 서상이다.
(어서 588쪽 18행 - 589쪽 1행)
일염부제 광선유포의 때가 도래
<간효팔번초>는 1280년 12월, 미노부에서 집필하시어 문하 전체에게 보낸 뜻 깊은 어서입니다.
제2차 몽고 내습이 임박한 가운데 이 어서를 집필하기 한달 전인 11월에는 가마쿠라 막부가 수호신으로 여기는 팔번대보살(八幅大菩薩)의 신전이 화재로 소실되는 등 세상이 어수선한 시기였습니다. 한편 '아쓰하라법난(熱原法難)'①에서 볼 수 있듯이 대성인 문하에 대한 박해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대성인은 광선유포의 대투쟁을 엄연히 지휘하셨습니다.
이 어서에서는 달과 태양의 움직임에 빗대어 과거의 '불법동점(佛法東漸)'과 미래의 '불법서환'을 비유하셨습니다.
해가 진 뒤 밤하늘에 달이 빛나기 시작하는 위치를 매일 일정한 시각에 보면, 달은 날마다 서에서 동으로 이동합니다. 즉 초승달은 서쪽 하늘에서 빛나기 시작하다가 곧바로 지고, 반달은 남쪽 하늘에 나타나고, 보름달은 동쪽 하늘에 떠서 밝게 빛납니다.
여기서 "달은 서에서 동으로 향하니" 하고 말씀하신 달의 움직임은 '불법동점'의 움직임과 상징적으로 중첩되고 있습니다.
머나먼 서쪽의 '월지국'이라 불린 인도(천축국)에 출현한 석존(釋尊)의 불법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 한국, 일본으로 전래되었습니다. 유라시아 대륙을 무대로 서에서 동으로 전해지는 위대한 교류였습니다.
이른바 정법(正法), 상법(像法), 말법(末法)이라는 삼시(三時)로 말하면 정상(正像)시대의 유전(流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말법에는 동쪽 하늘에 떠오른 태양이 서쪽으로 옮겨가듯이 대성인의 '태양의 불법'이 서쪽으로 되돌아갑니다.
과거의 '불법동점'에서 말법의 '불법서환'으로, 대성인은 이미 1273년에 사도에서 이 일염부제(전세계)에 대한 광선유포의 전망을 <현불미래기>에 쓰셨습니다. 거기에는 "달은 서에서 나와 동을 비추고, 해는 동에서 나와 서를 비추니 불법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정상에는 서에서 동으로 향하고 말법에는 동에서 서로 가나니" "불법은 반드시 동토(東土) 일본에서 나올 것이니라."(어서 508쪽) 하고 씌어 있습니다.
사바세계의 불법유포를 맡기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대성인은 <간효팔번초>에서 석존 재세(在世)와 멸후(滅後) 말법을 해와 달로 비유하셨는데 이것은 둘 다 '법화경'이라는 점입니다.
수 많은 대승경전 중에서 법화경만큼 철저하게 '사바세계' '일염부제'의 중생구제를 주제로 한 경전은 없습니다.
그럼 사바세계는 어떠한 세계인가.
'사바'는 '감인세계(堪忍世界)' 즉 괴로움을 참고 견디는 세계를 의미합니다.
사바국 사람들은 번뇌 때문에 "나쁜 습관이 많고 만심을 품어서 공덕이 얕으며 분노와 아첨으로 생명이 비뚤어지고 마음은 성실하지 못하다.②고 할 정도로 몹시 미움을 당하는 중생입니다.
부처의 다른 이름을 '능인(能忍)이라 하는 이유는 실로 이렇게 고뇌가 많은 세계에서 끈질기게 일체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매진하는 용자(勇者)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승 석존의 후계자로서 이 사바세계에서 법화경을 광선유포할 수 있다는 기쁨에 넘쳐 용감하게 뛰어나온 직제자가 바로 지용보살(地涌菩薩)'③입니다.
이 어서에서는 대성인이 사바세계의 중생을 위해 입종선언을 하신 뒤로 오로지 묘법(妙法)홍통을 위해 투쟁하신 심경을 밝히셨습니다.
"지금 니치렌은 지난 건장(健長) 오년(五年) 계축(癸丑) 사월 이십팔일부터 금년 홍안(弘安) 삼년(三年) 태세(太歲) 경진(庚辰) 십이월에 이르기까지 이십팔년간 또한 타사(他事)는 없었다. 다만 묘호롄게쿄(妙法蓮華經)의 칠자(七字) 오자(五字)를 일본국의 일체중생의 입에 넣으려고 힘쓸 뿐이로다. 이는 즉 모(母)가 적자(赤字)의 입에 젖을 넣으려고 힘쓰는 자비이니라."(어서 585쪽)
이와 같은 어본불의 대자대비(大慈大悲)를 뒤따르는 서원을 세워 광선유포를 현실에서 추진한 불칙(佛勅)의 교단이 창가학회입니다. 창립의 아버지 마키구치 쓰네사부로(牧口常三郞) 선생님도 밑줄을 그으신 구절입니다.
1961년2월, 나는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하여 석존이 성도(成道)한 부다가야에 '불법서환'의 발자취를 남기고 동양광포와 세계광포를 새롭게 서원했습니다. 그 뒤 약 반세기가 흐르고 묘법은 192개국 * 지역에 확대되어 세계 민중에게 자비의 빛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도문학국제아카데미의 로케슈 찬드라 박사④도 SGI가 "'법화경'을 일본에서 세계로 확대했습니다!" "태양이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화경'도 동에서 서로 '여행' 중입니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하고 찬탄하셨습니다. 인도 최고봉의 지성이 다보(多寶)의 증명처럼 증언하고 있습니다.
[본문]
달은 빛이 분명(分明)치 않아서 재세(在世)는 단 팔년(八年)이로다. 해는 광명(光明)이 달보다 뛰어나서 오오백세(五五百歲)의 기나긴 어둠들 비출 서상이니라. 부처는 법화경(法華經) 방법자(謗法者)를 다스리지 않았으니 재세에는 없기 때문이며, 말법에는 일승(一乘)의 강적(强敵)이 충만하리니 불경보살(不輕폼薩)의 이익(利益) 이것이니라, 각기 나의 제자 등은 면려하고 면려하실지어다.
(어서589쪽 1행-4행)
[현대어역]
달은 그 빛이 분명치 않다. 그와 마찬가지로 부처 재세 시 법화경의 설법은 단 팔년이다. 태양의 광명은 달보다 뛰어나다. 이는 오오백세 말법의 기나긴 어둠을 비출 서상이다.
부처는 법화경의 비방하는 자를 다스리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재세 시에 방법을 저지르는 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말법에는 반드시 일승인 법화경에 반발하는 강적이 충만할 것이다. 그러므로 불경보살의 절복이 중생을 이롭게 한다.
각기 나의 제자들은 더욱 신심에 면려해야 한다. 면려해야 한다.
(어서 589쪽 1행~4행)
말법의 기나긴 어둠을 비추다
여기서는 '부처가 재세 시에 법화경을 설한 기간이 단지 8년'이라고 하면서 달빛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말법의 '기나긴 어둠'을 비추는 태양도 역시 법화경입니다. 해와 달은 둘 다 법화경을 비유한 것으로, 그 속에 담긴 소원도 사바세계의 일체중생 구제로 그 마음은 같습니다.
게다가 이 어서에서 해와 달의 밝기의 차이를 제기하신 데에는 석존 출세의 나라이자 법화경의 고향인 월지국(인도)에서 안타깝게도 불교가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는 인식이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현불미래기>에서는 중국 당나라 때 인도에 올바른 불법이 사라져서 중국으로 구하러 왔다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또 그 중국에서도 송나라 때 북방의 이민족이 침략하여 북송(北宋)이 멸망하고 동시에 불법이 쇠퇴한 사실도 언급하셨습니다.⑤
당시 일본의 세계관도 인도, 중국, 일본, 이 세 나라가 전 세계를 의미했습니다. 그 중에서 인도와 중국에서는 불교가 이미 사라졌다고 인식했습니다.
그러므로 태양처럼 일체중생의 고뇌라는 어둠을 걷어버리는 법화경의 지혜의 빛을 다시 중국과 인도에 되돌린다, 불법의 인간주의 생명을 소생시켜 영원히 전 민중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이것을 '불법서환'이라고 합니다.
'인간불신'의 무명을 물리치다
이 어서에서는 말법악세에 '일승(一乘)의 강적' 법화경을 비방하는 적이 충만하다고 단언하십니다.
어떠한 사람이라도 본디 불성(佛性) 즉 위대한 부처의 생명을 갖춘 가장 존귀한 존재라고 밝힌 경전이 법화경입니다. 누구나 다 존엄하고 존귀합니다. 이러한 생명 본유의 빛과 무한한 가능성을 믿지 않는 무지(無智, 무명(無明>)가 바로 '법화경 방법(謗法)'의 본질입니다.
대성인은 "만약이 진실을 보고도 모르는 척 그대로 방치하면 통상의 죄업이 아니라 방법여동(謗法與同)의 대죄로 인해 대아비지옥을 두루 거치게 될 것이다. 어찌 신명을 버리고 방법을 가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고 말씀하셨습니다.⑥
그리고 얼핏 보기에는 각자 다른 고뇌를 받고 있는 듯이 보이는 사람들도 근본적으로는 모두 '법화경 방법'으로 인한 '동일고(同一苦)'라고 밝히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열반경(涅槃經)에 가로되 '일체중생이 이(異)의 고(苦)를 받음은 모두 이는 여래(如來) 한 사람의 고이니라' 등 운운. 니치렌 가르되,일체중생의 동일고는 남김없이 이는 모두 니치렌 한 사람의 고(苦)라고 말하느니라."(어서 587쪽)
'법화경 방법'이라는 근본적인 생명 경시, 인간불신과 싸우는 투쟁이 절복입니다. 근본적인 고뇌의 인(因)을 없애고야 말겠다는 가장 자비로운 실천입니다. 그것은 동시에 생명에 깃든 무명을 물리치기에 그 반작용으로 삼장사마(三障四魔)와 삼류강적(三類强敵)을 불러일으킵니다.
법화경에서 이러한 불석신명(不惜身命)의 서원을 체현한 보살이 불경보살(不輕菩薩)⑦입니다. 반발을 사고, 악구매리와 장목와석(杖木瓦石)의 난을 받지만 불법에 연을 맺게 해서 결국에는 박해한 사람들을 모두 구합니다.
이 어서에는 '불경보살의 이익'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불경보살의 뒤를 계승해 절복을 해야만 말법의 광선유포도 반드시 실현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힘'으로 평화를 실현
그럼 불경보살의 실천을 배우겠습니다.
불경보살은 연을 맺은 모든 사람의 생명에 있는 가장 존귀한 불성(佛性)을 보고 예배합니다. 자타의 존엄을 믿는 가장 뛰어난 인간 존경의 수행입니다.
그리고 불경보살은 어디까지나 '비폭력'으로 철저하게 '대화'의 실천을 관철합니다. '장목와석'이라는 신체적 폭력의 박해를 받아도 결코 폭력으로 되갚지 않습니다.
장목와석의 공격을 받을 것 같으면 재빨리 피해 안전한 거리를 확보하고 다시 소리 높여 "나는 여러분들을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반드시 성불할 것 입니다." 하고 외칩니다. 총명하게 폭력을 피하면서 끈질기게 상대방이 각성하도록 끝까지 촉발시킵니다.
'논 킬링(불살생(不殺生>)'의 사회를 탐구해 오신 저명한 평화학자 페이지 박사⑧와 '비폭력'에 관해 대화할 때 나는 불경보살의 실천을 소개했습니다.
"불경보살은 물리적 폭력과 언론의 폭력이라는 폭풍우를 견디면서 만인에게 불성이 있음을 믿고 어떤 사람에게나 '가벼이 여기지 않습니다.' 하고 예배했습니다."
페이지 박사도 우리가 펼치는 평화온동을 높이 평가하고 기대를 거셨습니다.
초기 불전(佛典)에는 석존이 "살아 있는 것을 (스스로) 죽이면 안 된다. 또 (다른 사람에게) 죽이라고 시켜도 안 된다. 또 다른 사람들이 살해하는 행위를 용인(容認)해서도 안 된다.(<불타의 말>)고 설했다고 씌어 있습니다.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살생이라는 악업을 쌓게 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불경보살의 실천과 석존의 이 금언이 나타내는 불법 사상은 현대사회에서 비폭력과 평화운동의 커다란 광원(光源)이 되리라 믿습니다.
대성인은 말씀하셨습니다.
"일대(一代)의 간심(肝心)은 법화경, 법화경의 수행(修行)의 간심은 불경품(不輕品)이니라. 불경보살(不輕菩薩)이 사람을 존경한 것은 어떠한 일이뇨, 교주석존(敎主釋尊)의 출세(出世)의 본회(本懷)는 사람의 행동에 있었소이다."(어서 1174쪽)
도다 선생님은 우리가 추진하는 광선유포의 원대한 의의에 대해 '인류의 경애를 높이는' 싸움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경보살의 실천은 바로 그 기반을 만드는 일입니다.
세계광포 신시대를 향해 용약전진
드디어 본격적인 세계광포 신시대입니다! 그 의의는 참으로 큽니다.
첫째, '지용의 자각'이 전 세계로 확대되었습니다. 각국의 SGI멤버가 자기 나라의 광선유포, 내 지역의 광선유포는 자신들이 책임을 지고 담당한다는 자각으로 활기차게 일어섰습니다.
지난해 가을, 나는 총본부의 '광선유포대서원의 전당'에서 각국의 지용의 리더들을 만났습니다.
모두 희망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 그 얼굴에는 "우리나라 광선유포는 우리에게 맡겨주십시오!" 하는 결의가 넘쳤습니다. 국적과 민족,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어 지용보살이라는 긍지로 빛났습니다. 이렇게 기쁜 일은 없습니다.
이제 전 세계에 사제공전(師弟共戰)으로 싸우는 용자의 진열이 갖추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청년들이 일어섰습니다. 이렇게 눈부신 지용의 자각의 확대야말로 우리 SGI의 발적현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지구상 어느 지역에도 동지가 있고 종교와 종파를 뛰어넘은 '인간주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습니다. 인간의 선성(善性)을 개발하는 연대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좌담회'라는 인간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모임은 그 자체가 법화경에서 설한 '생명 존엄' '만인 존경'이라는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계를 21세기에 나타내는 회좌(會座)입니다.
학회원 한사람이 주위에 얼마나 많은 인간존경의 연대를 맺고 있는가. 바로 거기에 확고한 민중평화의 요새가 하나 또 하나 착실하게 구축됩니다.
그리고 셋째, SGI 운동은 지금 전 세계에 새로운 희망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비참과 불행이 확대되고 전 세계가 탁겁악세(濁劫惡世)의 양상을 보입니다.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증장(增長)하는 현대는 소위 세계 규모로 '말법'의 실태가 확대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뜻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곤경에 처해도 소생과 전진을 재촉하는 희망의 종교를, 그리고 인간의 내적인 가능성을 여는 철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회원이 지용의 본령(本領)을 발휘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말법의 '긴 어둠을 비추는' 사람들이 태어나기를 세계가 축복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SGI 멤버가 발랄하게 활약하고, 새로운 지구문명을 창출하는 무대가 갖춰졌습니다. '불법서환'의 위대한 실증인 현란한 지용보살의 난무(亂舞)로 '태양의 불법'이 세계를 비추는 신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장대한 미래기를 계승하는 제자로
시대를 창조하는 요체는 어디까지나 행동입니다.
'태양의 불법'이라 해도 그 실상은 언제 어떠한 장소에서도 그 곳에 고뇌하는 사람이 있는 한, 그 사람을 격려하고 소생시키는 행동 속에 있습니다.
법화경 신력품(神力品) 제21에는 상행보살을 비롯한 지용보살의 모습을 "해와 달의 광명이 능히 모든 어둠을 제거하는 것과 같이, 이 사람이 세간에서 행하여 능히 중생의 어둠을 멸하고"(법화경 575쪽) 하고 칭송했습니다. 마키구치 선생님과 도다 선생님도 깊이 배독하신 경문입니다.
'세간에서 행하여'는 '지상을 두루 다녀서'라고도 번역합니다. 지용보살은 이 현실사회를 뛰어다니면서 한 사람 또 한 사람과 인간관계를 맺어 고뇌의 어둠을 쫓아버리고 살아가는 힘과 살아가는 기쁨의 광명을 보냅니다.
장대한 '불법서환'의 전망을 계승하신 닛코상인(日興上人)은 "서천(西天)의 불법동점(佛法東漸)의 시(時) 이미 범음(梵音)을 역(譯)해서 왜한(倭漢)에 전해졌듯이, 본조(本朝)의 성어(聖語)도 광선(廣宣)의 날에는 또한 가나문자를 역해서 범진(梵震)에 통할 것이라."(어서1613쪽) 하고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어서를 번역해서 스승의 말씀을 세계에 전하고 싶다는 불이(不二)의 제자인 닛코상인의 중대한 비원(悲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창가학회는 이러한 사제의 혼을 계승했습니다. 도다 선생님은 창가학회판 ≪니치렌대성인어서전집≫ 발간사에 "이 귀중한 대경전이 전 동양에,전 세계에 이렇게 유포해 나아가기를 일편단심 기념해 마지않는 바이다." 하고 쓰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를 비롯하여 각국 언어로 어서가 번역됨과 동시에 각국에서 지용보살이 뛰어나와 각자의 언어로 불법대화를 넓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다시 어서로 돌아가면 '불법서환'이라는 미래기를 결론지을 때 대성인은 "각기 나의 제자 등은 면려하고 면려하실지어다." 一나의 제자들이여, 더욱더 신심에 힘써 나아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사명은 큽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각자가 '태양의 시대'의 주인공
'태양의 시대'의 도래를 제창한 미국의 미래학자 헨더슨 박사⑨는 '모두가 승리자가 되는 세계' 건설을 전망하고 "단순히 연대를 넓히는 것만이 아니라 그 기반에 각성한 한사람 한사람의 '정신성의 변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인간정신의 변혁을 기조로 하여 평화, 문화, 교육 운동을 추진하는 SGI에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미래를 비추는 빛은 우리의 흉중에 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세계광포의 주인공입니다.
'태양의 불법'을 수지한 우리는 더욱더 '인간혁명의 빛'을 사회로, 세계로, 미래로 비출 것을 함께 결의하고 사제공전의 새로운 광포의 여정을 힘차게 출발합시다.
-어구해설-
①아쓰하라법난(熱原法難) - 1275년경부터 1283년경에 걸쳐 스루가지방(현재의 시즈오카현 증앙부)의 아쓰하라 지역 에서 니치렌 대성인의 문하가 받은 법난, 1279년에는 농민신도 20명이 부당하게 체포되어 가마쿠라에 호송되었다. 헤이노사에몬노조요리쓰나(平左衛門尉賴綱))의 엄한 문초 속에서 신앙을 버리도록 강요 받았으나, 한사람도 퇴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진시로(神四郞) 등 세 명이 참수당하여 순교하였다.
②법화경 권지품 제13에 "이 사바국 안에는, 악한 사람이 많고 증상만을 품어서 공덕이 천박하고, 성을 잘 내고 아첨하는 마음이 많아 진실하지 못하기 때문"(법화경 412쪽)이라고 씌어 있다.
③지용보살(地涌菩薩)_법화경 종지용출품 제15에서 석존이 멸후의 묘법 홍통을 의탁할 사람들로 불러낸 보살들. 대지에서 용출했기에 지용보살이라 한다. 여래신력품 제21에서 멸후 악세의 홍통을 석존이 지용보살의 상수(上首)인 상행보살(上行菩薩)에게 의탁했다.
④로케슈 찬드라 박사_1927년~. 인도문화국제아카데미 이사장. 이 아케데미를 창립한 아버지는 인도 자유독립의 투사로 산스크리트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라그빌라 박사. <사타파타카> 편찬에 진력했다. 본문을 이케다 SGI 회장과의 대담집 <동양철학을 말한다>(<이케다 다이사쿠 전집> 제115권)에서 인용했다.
⑤묘락대사(妙樂大師) 가로되 '어찌 중국(=인도를 말함)에서 법(法)을 잃고 이를 사유(四維)에서 구(求)함이 아니리요' 등 운운. 천축(天竺)에 불법이 없다는 증문(證文)이니라. 한토(漢土)에서 고종황제(高宗皇帝) 시(時)에 북적(北狄)이 동경(東京)을 영유(領有)한 지 이미 일백오십여년이며, 불법과 왕법(王法)이 함께 다 없어져버렸노라."(어서 508쪽)
⑥ "이것을 니치렌을 많이 보면서 거짓으로 못 본 체하고 말하지 않으면 함께 타지옥(墮地獄)의 자(者)가 되어서 일분(一分)의 죄과(罪科)도 없는 몸이 시방(十方)의 대아비옥(大阿鼻獄)을 두루 거칠 것이니 어찌 신명을 버리고서라고 외치지 않을소냐."(어서 587쪽)
⑦불경보살(不輕菩薩)_ 법화경 상불경보살품 제20에 설하는 보살, 석존의 과거세의 모습으로 위음왕불(威音王佛)의 상법(像法)의 말(末)에 "나는 당신을 공양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보살의 수행을 하면 부처가 되기 때문입니다."하고 모든 사람에게 예배했다. 만심(慢心)의 비구(比丘, 출가한 남성)•비구니(比丘尼, 출가한 여성)•우바새(優婆塞, 재가의 여성)라는 '상만(上慢)의 사중(四衆)'으로부터 박해를 받았지만 예배행을 관철하여 그 수행이 인(因)이 되어 성불했다.
⑧페이지 박사_ 글렌 듀랜드 페이지. 1929년~. 미국의 평화학자. 하와이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프린스텐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그뒤 하와이대학교 교수를 거쳐, 1994년에 지구비폭력센터(현 글로벌 논 킬링 센터)를 창립하고 소장으로 취임했다. 이케다 SGI 회장과 여러번 회담했다.
-법련 2015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