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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의 질병 치유 /박필규

혜광리 2010. 8. 6. 11:11

집착의 질병 치유

 

성인군자(聖人君子)가 아닌 이상 집착을 끊을 수는 없다. 욕심을 버리고 집착을 내려놓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 집착은 특정한 일과 대상에 매달리거나, 한 가지 일을 잊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몰두하는 심신의 행위다. 집착의 대상은 물리적 대상과 정신적 대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사람과 외모, 돈과 건강, 도구와 물질 등은 집착의 물리적 대상이며, 일의 성공과 지배, 명예와 권력, 존경과 사랑 등은 집착의 정신적 대상이다. 양개 집착의 본질은 어떤 대상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고 애를 쓰는 행위다. 생업과 연결되는 집착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집착이 병적으로 발전하면 한 가지 일만 하는 중독을 빚고,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강박증 현상을 보여 정상적인 삶이 어려워진다. <보통 호랑이 사냥 법 우화>를 통하여 집착의 질병을 치유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보통 호랑이 사냥 법 우화>

보통의 호랑이를 잡는 방법은 사전에 소에서 피 빠는 진드기를 준비했다가 호랑이가 잠이 들면 사타구니에 살짝 놓으면 진드기가 본능적으로 피를 빨게 되고, 호랑이는 가려워서 깨어난다. 호랑이는 가려운 부위의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구르고 비벼보지만 잘 떨어지지 않는다. 성질이 난 호랑이는 극약 처방으로 사타구니를 오므려 거시기(?)에 붙은 진드기를 제거하려다 거시기까지 터뜨려 죽는다.

보통 호랑이 사냥 법은 어떤 일에 집착하는 속성을 이용하는 사냥 법이다. 이는 특정한 일에 집착하는 현대인을 풍자하고 있다. 집착은 자기 뜻을 이루려는 측면도 있지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작은 에고(ego)에 빠진 집착, 자기를 잃고 대상에만 매달리는 집착, 본디 자기 것이 아닌 것을 가지려는 집착, 적성에 맞지도 않는 일에 매달리면서 일이 안 풀린다고 스트레스 받는 집착은 사람 구실을 잃게 하고 행복을 깨트린다. 지나친 집착은 자기 내면의 눈을 감게 하여 자기 근본과 중심을 잃게 하고, 성공에 대한 집착은 여유를 앗아가고, 편해지려는 집착은 사람을 잃고, 노력도 없이 부유해지려는 집착은 요령과 요행수를 바라고, 자존심을 지키려는 집착은 싸움을 만든다. 지나친 집착은 심신의 균형과 행동의 유연성을 깨며, 에너지를 뺏는 마음의 병이다. 집착을 치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 일반적인 집착의 본질 이해 - 집착은 소유 욕구다.

소유를 위한 집착은 인간의 본성이며, 일의 성공을 위한 에너지로 작용하기에 집착이 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할아버지가 산을 옮겼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야기와 성공하려면 한 길로 가라는 교훈은 집중을 말하지만, 집중과 집착은 같은 학군(學群)이다. 집중과 집착의 구분선은 결과에 있다. 자기 뜻대로 일이 성공하면 집중이며 실패는 집착이다. 다만, 문제가 되는 집착은 1) 능력을 초과하는 일에 대한 집착과 상대가 거부하는 사안에 대한 집착, 2) 게임과 도박 등의 특정 대상에 매달려 자아를 잃는 집착, 3) 일본의 오타쿠(골수 매니아)처럼 특정 취미에 빠져 돈벌이도 안 되는데 일에 삶의 전부를 바치는 집착, 4) 비현실적인 일과 투자대비 생산성이 없는 일에 대한 집착 등은 버려야 할 집착이다.

2) 이미 자기 것이 아닌 것은 버려라. - 버려야 채울 수 있다.

집착이 일중독과 강박증으로 발전하면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집착이 병적인 단계로 가기 전에 스스로 치유해야 한다. 집착을 치유하는 길은 현재의 집착 대상을 버리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나의 것이라 하더라도, 나를 떠나 있는 것과 나를 흔쾌히 따라오지 않는 것은 미련 갖지 말고 버려야 한다. 그것은 처음부터 나의 것이 아니었다. 잠시 거쳐 간 것으로 받아들여야 편하다. 궁궐 지기에게 궁궐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돌볼 대상인 것처럼 말이다. 버리지 못하고 계속 채우고, 자기 영역에 구겨 넣으려는 소유 집착은 여유와 건강을 잃고, 아닌 줄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집착은 허무한 결과를 만들고, 내면의 눈을 감고 자기만 생각하는 집착은 남까지 어렵고 피곤하게 하고, 조직의 룰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집착은 충돌을 빚고, 허황된 미래 수익률에 대한 집착은 미래 계획의 차질을 빚는다. 집착은 고난의 길을 가면서도 행복과 반대 방향으로 역주행을 한다. 자기를 돌아보고 집착하는 것이 있으면 바로 버려야 한다. 어린아이가 어느 순간에 장난감을 버리듯, 버리면 새롭고 자유로운 것이 보인다.

3) 정신, 행동, 물질의 삼위일체 - 몸, 정신, 영혼의 조화

집착은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작은 자아에 잡혀 균형감각을 상실할 때 생긴다. 인간은 몸과 정신, 영혼의 결합체다. 몸은 정신을 담고 만드는 그릇이며, 정신은 몸을 운전하는 나침반이며, 영혼은 큰 세상과 교감하는 창구다. 집착은 몸, 정신, 영혼이 따로 놀 때 생긴다. 몸이 욕망과 결탁하면 물질 소유와 성욕에 집착하고, 정신은 뭔가 달라야 한다는 아집에 걸리면 명예와 성공에 집착한다. 몸과 정신에 영혼이 교감할 때 여유 있고 자유로운 행동이 생긴다. 집착은 영혼의 결핍 현상이다. 영혼이 깃들지 못한 몸과 정신은 단백질 덩어리에 불가하며, 약한 몸에 깃든 정신은 엔진이 꺼져가는 고장 난 자동차처럼 위태롭고 변덕스럽다. 영혼은 어느 정도 몸과 정신의 고통과 아픔을 이기지만, 영혼을 수신하는 몸이 아프거나 물질이 쪼들리면 영혼마저 불안해져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물질이 궁핍하면 소유에 집착한다. 노력과 노동으로 육체가 필요로 하는 최소의 에너지는 확보할 수 있어야 집착에 빠지지 않고 행복하다.

4)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 -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집착 제거.

집착은 자기만 생각을 할 때 생긴다.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면 자기만의 취미와 독선, 고집과 집착을 버릴 수 있다. 집착은 어쩌면 이기주의의 산물이다. 더불어 사는 세상은 자기도 중요하지만 남의 입장도 존중해야 평화롭다. 정신의 여백인 여유를 잃고 집착하면 고립된다. 고정관념과 관습을 깰 수 있는 눈뜬 마음을 지니고, 놓아주고 기다리는 마음(내려놓음, 방생, 기득권 포기, 양보, 상생 등)을 취해야 한다. 집착은 자기 에너지를 뜨겁게 하지만, 자기 몸을 상하게 하며, 때로는 상대를 피곤하게 만들며, 에너지의 확산을 막아서 옹졸하게 만든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과감하게 놓아주어야 한다. 소유하고자 하면 먼저 버려야 하고, 얻고자 하면 놓아야 한다. 원숭이는 조롱박 속의 먹이를 놓지 못해 인간에게 잡혀서 죽고, 인간은 집착을 끊지 못해 추해진다. 때로는 현재의 끈을 내려놓아야 한다. 거미줄에 붙들리지 않는 바람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