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건강,기타(공)

등산에서 배우는 5가지 행복

혜광리 2010. 7. 23. 12:12

등산에서 배우는 5가지 행복
박필규

등산을 통한 행복 담론.


군복무 시절에는 전투 체력단련 목적으로 등산(행군)했고, 사회로 나와서는 건강을 찾기 위해 등산했다. 등산을 통해 내가 느낀 산은 자연학습장이면서 몸을 단련시키는 경사진 운동장이었다. 경사진 운동장을 오르고 내리게 하는 등산은 몸을 건강하게 했고,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정신수양을 하게 했다. 등산은 육체적 고통을 통하여 마음을 정비시키고, 세상을 부피감 있게 볼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준다. 등산은 육체와 정신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달랠 것은 달래면서 행복한 삶이 뭔지를 알게 해준다. 시간이 갈수록 산행은 돈을 버는 생활경제이면서, 행복을 익히는 인생의 학습장이었다. 등산이 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지 그 이유를 보자.

1) 등산은 행복의 기초인 몸을 건강하게 한다.

건강은 행복의 기초다. 건강해야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다. 등산은 육체라는 나의 부동산을 튼튼하게 만들고, 세상과 교감하는 정신을 강하게 하고,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병원에 갈 일을 줄여주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등산은 예기치 못한 위험이 따르기에 쉽고 가볍게 도전할 수 없지만, 등산을 하면 숨이 차고, 다리가 떨리고, 힘이 들지만 어느 정도 고통이 지나면 표현할 수 없는 희열과 기쁨이 생긴다. 등산을 자주하면 다리가 튼튼해지고 얼굴에 생기가 돌고, 살아서 움직인다는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등산은 건강한 몸을 통하여 심신의 행복을 느끼게 한다.

2) 등산은 행복의 엔진인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산은 백과사전보다 많은 명사와 형용사로 마음을 건강하게 해준다. 산에는 썩어가는 나뭇잎, 썩지도 못해 뒹구는 낙엽들, 바위에 밀려 허리가 상처 난 나무, 날지도 못하는 새 등 상처 입은 생명체들도 있고, 산에는 직선과 곡선, 급경사와 완만함 등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자연의 일부로 평온하다. 어느 것 하나 아프다고 말하지 않는다. 산은 ‘다 들 그렇게 사는 것처럼, 인간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살라.’고 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

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을 열어 놓고 자연의 행복을 말한다. 곧고 굽은 나무, 사람의 형체를 닮은 그루터기, 부서진 탱크 같은 바위, 중심을 잃고 쓰러진 나무, 바위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작은 물줄기 등 다양한 존재물들이 서로 비교하지 않고 자기자리를 지키면서 ‘나, 지금 정말 행복하다.’고 당당하게 자기를 보여준다. 산을 오르면 몸은 피곤해도 육체와 정신의 교감 속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용기, 그리고 무한 행복감을 준다.

3) 등산은 마음의 오류를 진단하여 자유롭게 한다.

산은 거대한 생명체의 소리를 들려주면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게 하는 청진기다. 산에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색깔과 파동이 다른 소리들이 퍼져 나가면서 외친다. ‘바보야 남의 소리만 듣지 말고, 네 마음이 외치는 소리부터 들어봐.’라고 속삭인다. 벌이가 쉽지 않고, 마음이 산만하고, 작은 일로 가슴이 아플 때, 나를 구속하는 복잡한 일과 번민, 인터넷 도구와 조직시스템의 사슬을 끊고 등산을 하면, 일의 오류가 욕심에서 나왔다는 몸과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등산을 통해 마음의 소리를 들으면 내면과 대화할 여유가 생기고, 마음이 편해져서 무쏘의 뿔처럼 홀로 걸림 없이 나갈 수 있다. 등산은 움직이는 명상을 통해 영혼의 소리를 듣게 하고, 행복을 만드는 것은 ‘나’라를 것을 깨닫게 한다.

산은 마음이 있는 곳에 행복이 있다고 말한다. 산에 오를 때, 숨이 가쁠 때에는 들리지 않던 계곡의 물소리가 내려올 때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 마음은 몸의 고통에 따라 소리까지 선별한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행복도 마음에 달려 있고, 나에게 모든 답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등산을 자주 해도 다양한 생명체를 제대로 알 수 없지만,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도 존재 이유가 있고 다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산은 악조건을 다스리는 방법을 보여준다. 햇살을 찾아 수풀을 헤치고 나오느라 등이 굽은 참나무, 물 한 방울 얻을 곳이 없는 산 정상의 암반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바위틈을 뚫고 나온 잡초 등 저마다 현재 환경에 적응하려는 생명력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연출한다. 등산은 마음에 행복이 있고, 내가 마음으로 본만큼 볼 수 있고, 마음이 가고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4) 등산은 함께 하는 행복을 깨닫게 한다.

산은 경쟁과 어울림이 공존하는 생명의 집합체다. 산에는 참나무, 상수리, 졸참나무, 산 뽕, 야생 벚나무 등 무수한 이름의 나무, 사암과 화강암, 암벽과 자갈 등 수많은 이름의 돌들, 그리고 산에 사는 풀과 새들은 저마다 개별적 존재이지만 하나로 어울린다. 산에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용사, 다양한 형체, 아직도 이름을 붙이지 못한 생명체,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색깔과 소리 등 서로 모습은 다르지만, 있는 그대로 서로 어울려 평온하다. 산에는 꾸밈도 잘남도 없이 서로 어울리기 때문이다. 등산은 인간도 어울려야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5) 등산은 영혼의 행복을 알게 한다.

산은 움직이면서 명상할 기회를 주면서 인간을 철학자로 만드는 수련장이다. 산은 메아리를 통해 물체와 감성이 교류하고 있고, 산은 고통속의 기쁨을 통해 물질과 정신은 짝이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마음이 욕망으로 좌표를 잃고, 작은 일로 가슴이 아플 때 산에 오르면 복잡한 일들이 잊혀 진다. 산은 말없이 버릴 것은 버리고 달랠 것은 달래면서 마음의 중심을 잡으라고 한다. 산은 넘어진 야생초를 보여주면서, ‘생명체는 어디서 왔고, 생명체는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할 수 있는가? 현재 나는 어떤 모습이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고 생각을 반추(反芻)하게 한다. 생각의 끝자락에서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은 나 외에는 없다. 현재 이 순간에 기쁨을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라는 것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