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배운다
금년에 처음으로 배추 농사를 지었습니다.
비록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농사에는 문외한이라
이웃 사람들이 하는 데로 따라 했습니다.
손으로 집기에도 연약한 모종을 정성들여 심어놓고는
아침 저녁으로 물을 흠뿍 주었습니다.
열흘쯤 지나서 가만히 살펴보았더니 우리 배추는 싱싱하게 활착하여 제법 큰 잎이 달렸더군요.
그런데 옆 집 배추는 시들시들한 것이 금방 말라 죽을 것 처럼 보이더군요.
그래서 옆 집 아저씨에게 물었더니, 하는 말씀이 가관입니다.
"고상을 좀 시켜야 돼 !" (여기서 고상은 고생의 사투리임.)
그의 설명에 의하면, 어린 배추에 물을 자주 주면
스스로 뿌리를 내려 물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군요.
가만히 있어도 때가 되면 충분한 물이 공급되는데
굳이 물을 찾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그후에는 하루 걸러 이틀에 한 번쯤 물을 주었는데....(일주일에 한 번쯤 주어야 한다네요.) . . .
김장을 할 때가 되어 옆집 배추와 비교를 해보니
우리 배추는 속이 제대로 차지도 않고 색깔은 연두색인데
옆집 배추는 짙은 녹색에 단단하고 속이 꽉차서 상품이 되었어요.
자식농사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데로, 부족함없이 뒷바라지 하다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의지도 없고 개망나니가 되는 것 아닐까요?
요즘 아이들 너무 오냐 오냐하고 키우는 것 아닙니까?
고상을 시켜야 스스로 생존할 방법을 찾을텐데....
평범한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낌니다.
- 친구의 글에서 -